일본의 중앙 은행은 17일 내수 부진과 기업 및 소비자 지출 문화로 경제 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경고 했다. 일본 은행은 이날 월례 보고서에서 가계 지출이 "생산과 고용 및 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가계 지출 부진은 노동 시장과 임금 조건 회복세 둔화로 더욱 악화된 소비자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경제신문 1998.2.19
여러분은 어려서부터 아껴 쓰는 것이 올바른 생활 습관이라고 배워 왔을 것이다. '열심히 저축하고 돈을 모아야 결국 잘 살게 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일시적으로 경제가 침체 되었을 때는 어떨까. 이때에도 여전히 '아껴쓰는'것이 바람직한 일이 도리수 있을까?
구성의 모순이란, 개별적으로는 타당한 이야기가 전체적으로는 틀리는 현상을 말한다. 영화 티켓을 예매할 때를 생각해보라. 나 혼자만 먼저 사겠다고 새치기를 한다면 그것은 나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일이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내가 새치기를 하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들 역시 너도나도 새치기를 하기 시작한다면 질서는 깨어질 것이 분명하고 이것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전혀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다.
절약의 역설이란 대공황을 타개하기 위해 수요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추구할 것을 주장한 케인즈에 의하여 소개된 개념이다. 그는 개인들의 저축이 증가하면 미래에 예상되는 소득이 증가하여 바람직할지는 몰라도 모든 국민들이 저축을 늘리면 상대적으로 소비가 감소하고 상품 재고가 늘어나 기업이 생산을 줄이고 실업이 늘어나 결국은 국민 총 생산이 감소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즉, 구성의 모순이 발생한다고 한 것.
최근 일본 경제는 1990년대 초반 이후로 장기적인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져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있다고 한다. 소득 중 저축이 차지하는 비율이 30%에 이를 만큼 저축의 비중이 크다., 정부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했는데 사람들은 이 마저도 현금으로 바꾸어 저축을 하는 설정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도 IMF 구제 금융 사태 이후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었다느니 경기에 대한 기대 지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느니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나 요즘에 일어나고 있는 여러 파업 사태나 재벌들의 부실경영으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총체적인 불안감이 계속 커지고 있는 상태이다. 또한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과 북한의 핵문제로 인한 한반도 긴장감의 고조는 국민의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과연 절약이 미덕일까? 경기가 침체 됐을 때의 소비 촉진은 오히려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데 한 몫을 할 수 있지는 않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절약의 역설이 일어나는 악 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각 경제 주체들이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게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경기가 침체 되었을 때에 정부가 수행하는 여러 정책들의 목적과 그 진행 과정을 눈여겨 보는 것도 재미있는 공부가 될 것이다.
-2004 누드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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